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겁 없이 시작하기에 어린 나이도 아니라는 생각에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습니다.
힘들어하고 있는 저를 보면서 친구가 데려가 준 대구한의대학교 선광사.
높은 곳에 위치한 선광사에서 바라보는 경산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절에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길에 근처나 걷자 는 마음으로 절 앞 저수지를 돌았고,
사회에서 가르쳐주는 방향만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반대편에서 다른 방향을 보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대 후반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과 주저함이 많았으나,
선광사 반대편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고
과감하게 일을 그만 두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였습니다.
걱정한 시간이 아깝게 새로운 일을 바로 시작하였고 모든 사람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삶이 다하기 전까지 우리는 모두 어리다는 것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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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8시 34분
2020년 7월 5일 18시 34분,
우리 집 베란다에서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
그 날은 학업을 쉬어본 적 없는 내가 처음으로
휴학계를 제출한지 딱 일주일 되는 날이었다.
대학원 진학, 편입, 현장실습, 취업 등
고민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할 겸 집 베란다로 나갔다.
하늘에는 유난히 구름이 많았다.
바람에 몸을 맡긴 구름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 걱정이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이 그런 날이었다.
단풍이 짙게 핀 작년 가을,서울로 발령이 나신 아버지와 회사에 취직하게 된 형,
그리고 본가였던 울산에서 혼자 살고 계시는 우리 어머니와 오랜만에 다 함께 여행을 떠났다.
우리는 가을을 만끽하고 싶었고 그렇기에 단풍이 짙게 진 곳으로 떠났다.
항상 그런 곳을 잘 찾던 우리 아버지는 어김없이 또 하염없이 예쁜 곳을 찾아내셨다.
한창 사진찍기에 바빴던 나는 옆에 다가오신 아버지를 눈치채지 못한 채
단풍을 찍다가, 불쑥 들어온 아버지의 손가락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사진을 보던 나는 예쁜 사진 한 장을 찾았다.
다름아닌 아버지의 손가락과 함께 찍힌 사진이었다.
그 때 다시 한번 느꼈다.
나의 손가락과 아버지의 손가락은 이렇게나 차이 나는구나.
내가 크는 동안 아버지는 이렇게 늙으셨구나. 아버지의 청춘은 돌아와 내게 왔구나.
“내 청춘은 아버지의 늙음이구나.”
#5 동아리와 경산의 노을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고 얼마 후,
코로나 사태로 비 대면으로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아리 부원 모두와 유대감이나 친밀감은 적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친목 활동으로 나들이를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나들이를 가는 것이 기대와 불안이 반반이었습니다.
나들이 장소로 학교 근처의 고분으로 가게 되었고,
고분 위에서 돗자리를 깔고 치킨이나 피자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야기를 할 수록 즐거웠고 부원들과 친해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모두와 함께 보는 노을은 제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웠고,
이 추억은 대학에서 가장 큰 보물이 되었습니다.
2020년 09월 08일 영남대학교 민속촌에서
남자친구가 촬영해준 사진입니다.
그날은... 디즈니영대라 일컬을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환상적이었습니다.
저녁의 오묘함을 담아낸 노을이 형형색색 물들어가고
영남대학교 내에 위치한 전통 가옥들 사이로 내려앉아
눈부신 시간 속 사랑스런 시간이었습니다.
임당역에서 임당초쪽으로 들어가는 길에 보이는 논밭의 풍경입니다.
노을이 가장 예쁜 시간의 모습입니다 .
멀리 보이는 지는 해와 하늘의 그라데이션,
그리고 논에 비친 해의 모습과
이제 막 자라고 있는 벼의 모습이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촬영하였습니다.
저 곳은 이제 곧 아파트들과 상가들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몇 안되는 탁 트인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
개발이 된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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